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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노조, 10일 만에 2500명 탈퇴… DS(반도체)·DX(완제품) ‘노조 내부 노동자 간 갈등’ 본격화
  • 작성자 대한정론 임우진 기자
  • 조회수 37
2026-05-03 18:21:50

삼성전자 과반 노조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초기업노조)가 최근 조합원 대규모 이탈 사태를 맞고 있다. 지난달 23일 평택사업장 앞 투쟁 결의대회 이후 열흘 동안 2500여 명이 노조를 탈퇴한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분 디바이스경험(DX·완제품) 부문 직원들로, 반도체(DS) 중심 노조 활동에 따른 내부 노조 내부 노동자 간 갈등(노노(勞勞) 갈등)이 표면화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달 23일 경기 평택시 고덕동 삼성전자 평택캠퍼스에서 열린 삼성전자 노동조합 공동투쟁본부 투쟁 결의대회에서 조합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스1

업계와 노조 내부에 따르면, 탈퇴 신청은 결의대회 직후부터 시작됐다. 평소 하루 100건 미만이던 신청 건수가 지난달 28일 500건으로 급증하더니, 29일에는 하루 1100건에 달했다. 이달 2일까지 누적 탈퇴자는 2500명을 넘어섰다. 초기업노조 홈페이지에 게시된 조합원 수는 4월 29일 7만6045명에서 5월 2일 오전 10시 기준 7만4750명으로 1295명 줄었다.

탈퇴의 직접적 계기는 두 가지로 꼽힌다. 먼저 노조가 올해 1월 ‘월 조합비를 3월부터 1만원으로 인상하고, 쟁의 기간에는 5만원으로 상향’하기로 결정한 데 따른 부담이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예정된 총파업 기간에 스태프 활동자에게 300만원의 수당을 지급할 계획인데, 이를 두고 “DX(완제품) 직원들이 DS(반도체) 중심 투쟁 비용을 떠안는 꼴”이라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또 지난달 23일부터 실시된 ‘체크오프(급여 자동 공제)’ 찬반투표도 탈퇴를 부추겼다. 체크오프란 회사가 매월 직원 급여에서 조합비를 자동으로 공제해 노조에 전달하는 제도로, 노조 재정 안정화에 유리하지만 “사측이 노조 가입 여부를 알게 된다”는 우려가 있다. 사측이 자신의 노조 가입 여부를 알게 될 것을 우려한 직원들이 대거 탈퇴 신청을 했다. 투표 결과는 4월 30일 찬성률 91.57%로 가결됐다.

하지만 더 근본적인 원인은 노조의 DS(반도체) 편중 활동이다. 초기업노조 가입자 약 7만5000명 중 80%가 DS(반도체) 부문 소속이다. 노조는 DS(반도체) 부문에 대해서만 “영업이익 15%를 상한 없이 성과급으로 지급하라”고 요구할 뿐, DX(완제품) 부문에는 별다른 요구안을 제시하지 않았다. DX(완제품) 부문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급감하고 연간 적자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DX(완제품) 소속 조합원들은 사내 익명 게시판 ‘블라인드’ 등에서 강한 불만을 쏟아냈다. 한 탈퇴 조합원은 “노조가 DX(완제품) 게시판에는 공지 하나 안 올리면서 DS(반도체) 관련 글은 실시간으로 퍼 나르고, DX(완제품) 질문에는 답변조차 안 한다. 3개월 넘게 무시당하다가 더 이상 못 참고 나가는 중”이라고 밝혔다. 또 다른 DX(완제품) 조합원은 “DX(완제품)는 챙겨주는 것도 없는데 스태프 선심 쓰려고 조합비를 올리는 건 말이 안 된다. 남의 투쟁에 내 지갑만 털리는 꼴”이라고 지적했다.

재계 관계자는 “단순 조합비 문제가 아니라, 그동안 내부에서 논란이 됐던 노조의 DS(반도체) 우선 기조가 폭발한 것”이라며 “삼성전자 노조 내부 노동자 간 갈등의 대표 사례”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DX(완제품) 부문 가입률은 30% 수준에 불과한 데 비해 DS(반도체)는 80%에 달해 노조 의사결정이 DS(반도체) 중심으로 이뤄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지적도 나온다.

초기업노조는 오는 21일부터 6월 7일까지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그러나 내부 노조 내부 노동자 간 갈등으로 파업 동력이 약화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노조 측은 아직 공식 입장을 내지 않았으나, 탈퇴 행렬이 지속되면 과반 지위 유지와 파업 실행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 사태는 삼성전자 창사 이래 최대 규모 과반노조가 출범한 지 석 달 만에 벌어진 ‘내부 균열’로, 향후 노사 협상과 파업 전개에 적지 않은 변수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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