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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계란 가격이 전국적으로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소비자 물가 부담을 키우고 있다. 11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 ‘다봄’에 따르면 지난 10일 기준 특란 30구(한 판) 평균 소비자가격은 7380원으로, 전년 대비 6.2%, 평년 대비 8.8% 올랐다. 서울에서는 8071원으로 8000원대를 돌파했으며, 부산·대전·울산·제주(7613원), 광주(7562원), 충북(7499원), 경기(7482원), 경남(7423원) 등 대부분 지역이 7000원대를 넘어섰다.

이처럼 계란값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는 데에는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공급 감소가 직접적 배경으로 작용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겨울 이후 조류인플루엔자 확산으로 산란계 1,121만 6,000마리가 살처분됐고, 올해 1분기 6개월 이상 산란계 사육 마릿수는 5,612만 7,000마리로 전년 동기 대비 5.5% 줄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입식된 병아리가 성장하는 시간이 필요해 7월 이후에야 생산량이 전년 수준을 회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공급 부족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지속적·인위적’ 가격 상승 배경에 대한산란계협회의 계란값 담합 의혹이 핵심 쟁점으로 부상하고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공정위)는 2023년 무렵부터 지난해까지 대한산란계협회가 지역별 산지가격을 고시하며 회원 농가들의 가격 인상을 사실상 유도하고 시장 경쟁을 제한했다고 판단했다. 협회가 높은 수준의 산지가격을 제시하면 농가들이 이를 기준으로 판매 가격을 맞추는 관행이 가격 담합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 공정위 심사관은 올해 2월 이 같은 행위를 공정거래법 위반으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를 골자로 한 심사보고서를 전원회의에 제출했다.
협회 측은 “산지가격 고시는 지역별 수급 현황을 바탕으로 한 단순 정보 제공일 뿐, 가격을 강제하거나 담합을 유도한 사실이 없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특히 가격 고시를 중단한 이후에도 특란 산지가격이 개당 200원을 넘어서며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점을 들어 “고시와 가격 상승 사이에 직접적 연관성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럼에도 공정위는 5월 8일 세종심판정에서 소회의를 열고 담합 여부를 집중 심의했다. 최종 판단은 다음 달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되며, 만약 담합이 인정되면 협회에 대한 제재는 물론 정부 차원의 근본 대책(협회 설립 취소 검토, 산지가격 정보를 공공기관이 제공하는 방안 등)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공급 보완 차원에서 계란 수입도 추진 중이다. 1월 미국산 신선란 224만 개, 지난달 태국산 224만 개에 이어 이달 미국산 224만 개를 추가로 들여올 계획이지만, 국내 하루 소비량(약 5,000만 개) 규모에 비하면 영향은 제한적이다. 또한 계란 가격이 낮을 때 액란으로 비축했다가 가격이 오르면 방출하는 사업도 검토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조류인플루엔자로 인한 일시적 공급 감소는 계란값 상승의 ‘방아쇠’였을 뿐, 협회의 가격 고시 관행이 ‘지속적 고착’을 초래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공정위의 최종 판단이 나오면 단순한 공급·수요 문제가 아닌, 시장 왜곡 구조를 바로잡는 계기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당분간 7000~8000원대 ‘금계란’ 시대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정부와 업계의 투명한 가격 형성 시스템 개편이 시급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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