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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본투표일, 전국 50곳 투표용지 부족·22곳 투표 일시 중단
참정권은 확률 게임 아냐… 헌법정신 훼손한 선관위 향한 국민적 공분은 당연한 권리
지난 6월 3일 치러진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 현장에서 전례 없는 '투표용지 부족 사태'가 발생해 유권자들이 큰 불편을 겪었다.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대의민주주의의 근간을 뒤흔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부실한 선거 관리가 도마 위에 오르며 거센 파장이 일고 있다.

투표용지 50%만 찍어낸 선관위, 민주주의의 기본마저 망각한 '오만한 예측'
당초 서울 14곳으로 알려졌던 피해 규모는, 실제 조사 결과 전국 50곳의 투표소에서 투표용지가 부족했으며 그중 22곳에서는 투표가 일시 중단되는 초유의 마비 사태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사태의 원인이다. 선관위는 과거 데이터와 사전투표율을 바탕으로 본투표 용지 인쇄 비율 하한을 전체 유권자의 50% 수준으로 하향 설정했다. 심지어 투표 대란이 벌어진 송파구의 경우, 유권자의 50% 분량만 인쇄한 뒤 그중 10%를 예비용으로 남겨두고 현장에는 제때 공급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밝혀졌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는 모든 유권자가 단 한 사람도 소외됨 없이 투표에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해야 하는 국가의 가장 성스러운 책무다. 투표율이 어떻게 나오든, 선관위는 투표권을 가진 모든 국민이 언제든 표를 행사할 수 있도록 100% 이상의 만반의 준비를 해두는 것이 당연한 상식이다. 그러나 선관위는 '예측'이라는 자의적이고 얄팍한 잣대를 들이대며 국민의 소중한 권리 행사를 가로막는 장벽이 되어버렸다. 선거는 확률 게임이 아니며, 투표용지는 수요를 예측해 생산을 조절하는 일반 공산품이 아니다.
조소앙 선생의 '삼균주의'와 헌법 제1조의 훼손
이 지점에서 우리는 대한민국 건국의 근본이념과 헌법정신을 다시금 되짚어 보아야 한다.
제헌헌법의 뿌리가 된 조소앙 선생의 **'삼균주의(三均主義)'**는 정치, 경제, 교육의 균등을 천명하며, 특히 '정치적 균등'을 위해 계급과 지식에 상관없이 1인 1투표를 할 수 있는 보통선거권을 역설했다. 조소앙 선생은 참정권 보장을 공화국의 가장 기본적인 약속으로 삼았다.
또한, 대한민국 헌법 제1조 제2항은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며 국민주권주의를 명확히 선언하고 있다. 이는 헌법 제24조에 명시된 선거권 행사를 통해 비로소 실현된다. 국가의 행정적 편의나 '예측 실패' 따위의 변명은 헌법상 보장된 신성한 참정권 침해를 정당화할 어떠한 이유도 될 수 없다.
투표권 침해에 대한 국민적 공분과 저항은 마땅한 권리
이번 사태를 "아쉽지만 어쩔 수 없는 일"로 치부하고 넘어가서는 결코 안 된다. 실제로 서울 송파구 잠실7동 제2투표소에서는 투표 지연으로 밤 10시까지 투표가 이어지는 촌극이 벌어졌고, 분노한 시민들에 의해 투표 마감 후 35시간 동안 투표함 이송이 봉쇄되기도 했다. 현재 참정권 박탈에 분노한 수많은 시민들이 대규모 규탄 시위를 벌이고 있는 현상은 훼손된 주권을 되찾기 위한 필연적인 결과다.
단 한 명의 유권자라도 선관위의 부실한 준비 탓에 주권 행사를 방해받았다면, 그것은 이미 선거의 공정성과 절차적 정당성이 심각하게 훼손되었음을 의미한다. 투표소 앞에서 발길을 돌려야 했던 유권자들의 절망, 투표용지를 기다리며 분통을 터뜨려야 했던 국민들의 분노는 너무나 정당하다. 가장 기본적인 투표용지 준비조차 제대로 하지 못한 채 책임을 회피하려는 선관위를 향해, 주권자로서 무너진 선거 시스템의 쇄신을 요구하고 저항하는 것은 국민의 마땅한 권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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