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세훈 항소심 무죄 선고... 여야 정국 급랭 속 ‘조희대 국정조사’ 충돌
- 김지용 중수청장 국무회의 배석 논란에 이 대통령 ‘월 1회 참석’ 조정
- ‘81세 노장’ 브라질 룰라 대통령 역전승... 민주화 후 첫 4선 성공
- 경기 그린벨트 6곳 풀어 신규택지 7.6만 호 공급
- 담배 465종 유해성분 사상 첫 공개... 전자담배서 ‘1군 발암물질’ 검출
- 구글 알파벳 하루 만에 12% 폭락 마감... 시총 670조 원 증발
- 국산 첫 비만치료제 ‘에페’ 처방 개시... 마운자로 ‘반값’ 승부수
- 소득 계층 올라간 국민 16.9%로 ‘역대 최저’... 4년 연속 하락세
- 추미애 ‘소방 빨대’ 발언 후폭풍... AI 앤트로픽 한국 도서 21종 무단 학습
- 미 중간선거 민주당 압승 ‘블루웨이브’ 쇼크에 코스피·코스닥 급락
[PART 1. 정치·사법·외교·국제·청년·사회 포커스]
1. [정국 이슈] 오세훈 항소심 무죄가 흔든 여야 지형… 야권 당권 구도 재편 속 여권은 ‘조희대 국정조사’ 강행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른바 ‘명태균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 관련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으면서 정국이 급격히 요동치고 있다. 1심에서 시장직 상실형을 선고받았던 오 시장이 사법 리스크를 상당 부분 덜어내며 차기 대권 가도에 청신호를 켠 가운데,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당권파와 비당권파 간의 세력 구도 재편을 둘러싼 암투가 수면 위로 부상했다. 반면 판결에 강하게 반발한 더불어민주당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국정조사를 공식 추진하기로 하면서 입법부와 사법부 간의 정면충돌이 불가피해졌다.
■ 1심 ‘벌금 1,000만 원’ 뒤집은 2심… 핵심은 명태균 진술 신빙성 배척
서울고등법원 형사7부는 지난 10월 23일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오세훈 서울시장의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원심을 파기하고 무죄를 선고했다.
앞서 오 시장은 202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자신의 후원자인 사업가 김모 씨를 통해 해당 비용을 대납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오 시장이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았으며, 이 중 일부 비용인 3,300만 원을 제3자가 대납한 것으로 판단해 기소했다.
지난 1심 재판부는 이 가운데 여론조사 5건에 대한 오 시장의 의뢰 사실과 2,100만 원의 대납 혐의를 유죄로 인정해 벌금 1,000만 원과 추징금 2,100만 원을 선고한 바 있다. 현행 정치자금법상 벌금 100만 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이 무효화되고 피선거권이 제한되기 때문에, 1심 판결은 사실상 오 시장의 정치적 생명을 위협하는 중형이었다.
그러나 항소심 재판부의 판단은 달랐다. 재판의 핵심 쟁점이었던 명태균 씨 진술의 신빙성을 인정하지 않은 것이다. 항소심 재판부는 명 씨의 진술에 본인이 직접 경험한 사실과 주관적 추측 및 과장이 뒤섞여 있으며, 객관적인 정황 증거 및 다른 사건 관련자들의 진술과 배치되는 부분이 다수 존재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오 시장이 여론조사를 직접 의뢰하거나 비용 대납을 요청했다고 단정하기에는 검사의 입증이 충분하지 않다고 보고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사법 리스크가 완전히 종결된 것은 아니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항소심 판결 일주일 만인 지난 10월 30일, 판결에 불복해 대법원에 상고장을 제출했다. 특검 측은 “명 씨의 진술을 뒷받침하는 객관적 증거가 충분하며, 항소심 판결에는 사실관계 오인과 법리상 모순이 있다”고 상고 이유를 밝혔다. 관련 특검법상 대법원 선고는 상고 후 3개월 이내에 이뤄지도록 규정돼 있어, 이르면 내년(2027년) 1월 말 대법원의 최종 확정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 국민의힘 내부의 복잡한 셈법… ‘장동혁 당권파’ 대 ‘오세훈 비당권파’ 알력 격화
이번 항소심 무죄 판결은 야권인 국민의힘 내부 권력 지형에도 직접적인 파장을 미치고 있다. 오 시장은 지난 6·3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이 전국적으로 참패하며 고전하는 상황에서도 서울시장 5선 고지에 오르며 본인의 정치적 경쟁력을 입증했고, 단숨에 차기 야권 유력 대선 주자로 자리매김했다.
판결 직후 국민의힘은 표면적으로 일제히 환영 메시지를 냈으나, 계파별 속내는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지난 10월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추모식에서 오 시장과 조우한 장동혁 당대표는 이번 판결을 “사필귀정”이라고 평가하며 환영의 뜻을 밝혔다. 하지만 오 시장 측근 인사들이 이번 무죄 선고를 본격적인 정치적 재기와 대권 행보의 신호탄으로 적극 해석하는 것과 달리, 당 주류인 당권파 내부에서는 오 시장의 당내 영향력 확대를 강하게 경계하는 기류가 감지된다.
오 시장과 장동혁 대표는 지난 6·3 지방선거 전후로 당의 노선과 운영 방향을 둘러싸고 지속적으로 대립각을 세워왔다. 정치권에서는 대법원에서 오 시장의 무죄가 최종 확정될 경우, 그동안 장동혁 지도 체제에 비판적이었던 당내 비당권파 세력이 오 시장을 구심점 삼아 세력화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실제로 당권파 일각에서는 “오 시장의 무죄 판결을 계기로 비당권파가 장동혁 대표 체제를 흔들려 한다면 오히려 당 분열 등 역효과를 낼 것”이라는 노골적인 견제성 발언까지 흘러나왔다. 특히 정치권 안팎에서는 만일 오 시장의 유죄가 확정돼 서울시장 보궐선거가 치러질 경우, 장동혁 대표가 서울시장 공천권 행사를 통해 당내 장악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는 시나리오가 거론돼 왔다. 그러나 이번 항소심 무죄 판결로 보궐선거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장 대표 측의 당권 강화 구상도 일단 동력을 잃게 됐다. 향후 야권의 권력 구도는 당권을 쥔 장동혁 지도부와 차기 대권 주도권을 노리는 오 시장 중심 비당권파 간의 세 대결을 중심으로 요동칠 전망이다.
■ 민주당 “납득 불가” 사법부 맹공… ‘AI 판사 도입’ 주장에 헌정사 첫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
반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항소심 판결 직후 사법부를 향해 맹렬한 공세를 퍼부었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는 판결 직후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제3자 대납 방식이 정치자금법을 교묘히 우회하는 수단으로 악용될 수 있다”고 성토하며 대법원이 상고심에서 판결을 바로잡을 것을 강하게 촉구했다. 같은 회의에서 최민희 최고위원은 정치적 사건의 편향성을 막기 위해 ‘AI(인공지능) 판사’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했으며, 당내 강경파 일부 의원들은 조희대 대법원장에 대한 탄핵소추를 공개적으로 거론했다.
민주당과 조희대 대법원장 체제 사법부 간의 갈등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민주당은 앞서 12·3 비상계엄 사태 당시 대법원에서 심야 간부회의가 소집된 경위와 계엄사령부의 인력 파견 요청에 대한 법원행정처의 대응 방식을 놓고 지속적으로 의혹을 제기해 왔다. 여기에 지난해(2025년) 5월 대법원이 이재명 당시 대선 후보의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을 유죄 취지로 파기환송했던 전력까지 맞물리면서, 조 대법원장을 향한 여권의 불신은 임계점에 달한 상태였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당내 강경파의 대법원장 탄핵 요구를 수용하기보다 ‘국정조사 선행’으로 방향을 선회했다. 헌정사상 유례가 없는 대법원장 탄핵을 명확한 법적 근거 없이 강행할 경우, ‘사법부 독립 침해’라는 중도층의 역풍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정무적 판단이 작용한 결과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11월 5일 열리는 국회 본회의에 ‘조희대 대법원장 국정조사 요구서’를 공식 보고하기로 방침을 확정했다. 오 시장의 무죄 판결이 도화선이 됐으나, 국정조사 요구서의 표면적 조사 초점은 ‘12·3 비상계엄 당시 조 대법원장의 행보와 법원행정처의 대응’에 맞춰졌다.
■ 법원·야권 “삼권분립 짓밟는 화풀이”… 이중 특검 무혐의 사안 재조사에 실효성 논란
여당의 국정조사 강행 방침에 당사자인 오 시장과 사법부는 일제히 반발했다. 오 시장은 지난 10월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민주당의 조 대법원장 국정조사 추진을 “삼권분립과 법치주의를 정면으로 짓밟는 폭거”라고 규정하며, “자신을 향한 수사와 재판이 원하는 방향으로 흘러가지 않자 사법부에 화풀이하는 것 아니냐”고 직격했다.
사법부 역시 공식 석상에서 유감을 표명했다. 같은 날인 10월 2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한 노경필 법원행정처장은 “대법원장은 개별 하급심 재판에 일절 관여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재확인했다. 노 처장은 “각급 재판부가 독립적으로 증거와 사실관계를 판단하는 구조인 만큼, 오 시장의 항소심 무죄 판결을 조 대법원장의 책임으로 연결 짓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며 “판결에 법리적 문제가 있다면 상소 절차를 통해 시정할 수 있다”고 선을 그었다.
무엇보다 여당이 국정조사의 핵심 쟁점으로 내세운 ‘조 대법원장의 비상계엄 당시 행보’는 이미 앞서 진행된 두 차례의 특별검사 수사에서 모두 무혐의로 결론이 난 사안이어서 국정조사의 실효성을 두고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사 목적과 범위가 모호한 상태에서 특정 판결 결과에 불만을 품고 국정조사를 강행할 경우, 진행 중인 상고심 등 특정 재판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자 심각한 사법권 독립 침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2. [정치·행정]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국무회의 참석 파장… 이 대통령 “월 1회 참석”으로 한발 후퇴
새롭게 출범한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의 김지용 초대 청장이 국무회의에 참석한 것을 두고 수사기관의 정치적 중립성 침해 논란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10월 15일 김지용 초대 중수청장 임명안을 재가했으며, 김 청장은 닷새 뒤인 10월 20일 국무회의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현행 국무회의 규정상 국무위원이 아닌 각 청(廳)의 장은 국무회의 의무 참석 대상이 아니며, 의장인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인정할 경우에 한해 배석할 수 있도록 규정돼 있다.
김 청장의 배석 사실이 알려지자 야권과 법조계에서는 즉각 우려를 쏟아냈다. 과거 검찰총장을 비롯한 핵심 수사·기소 기관의 수장들은 정치적 중립성과 수사 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해 대통령 주재 국무회의에 참석하지 않는 것이 확고한 헌정 관례였다. 대통령과 국무위원인 장관들 역시 언제든 중대범죄 수사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상황에서, 수사를 총괄하는 중수청장이 이들과 한자리에 모여 회의를 진행하는 것 자체가 수사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이재명 대통령은 “공개회의에 법적인 의무로 참석하는 것은 정치적 중립과 어떤 연관도 없다”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이 대통령은 오히려 중수청장의 국무회의 참석을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규정하며, “국무회의는 개별 사건의 수사 방향을 논의하는 자리가 아니라 정부 전체가 국정 기조와 정책 방향을 공유하는 자리인 만큼, 수사기관도 다른 행정기관과 마찬가지로 정부의 정책 방향을 이해하고 업무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정치권과 법조계의 비판 여론이 수그러들지 않자 이 대통령은 참석 수위를 일부 조정했다. 이 대통령은 지난 10월 27일 열린 국무회의 자리에서 김지용 청장에게 “다른 일이 있는데도 억지로 올 필요는 없다”며 “한 달에 한 번쯤은 오시라”고 언급했다. 참석 방침 자체를 완전히 철회한 것은 아니지만, 매주 정례적으로 참석하던 방식에서 월 1회 수준으로 빈도를 낮추며 한발 물러선 셈이다. 신설 수사기관의 독립성 보장과 대통령의 행정 감독권 행사가 향후 어떤 방식으로 접점을 찾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3. [국제] ‘81세 노장’ 브라질 룰라 대통령 극적 역전승… 민주화 이후 첫 4선 고지 등극
‘남미 좌파의 대부’로 불리는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81) 브라질 대통령이 대선 결선투표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두며 1989년 브라질 민주화 이후 최초로 4선 고지에 올랐다. 이로써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아래 중남미 전역을 휩쓸던 우파 연쇄 집권 흐름인 이른바 ‘블루 타이드(Blue Tide)’에도 급제동이 걸렸다.
지난 10월 25일 치러진 브라질 대통령 선거 결선투표 개표 결과, 룰라 대통령은 51.8%의 득표율을 기록해 48.24%를 얻은 우파 진영의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상원의원을 꺾고 당선을 확정 지었다. 브라질 대선은 1차 투표에서 과반(50% 초과) 득표자가 없을 경우 1·2위 후보가 결선투표를 치르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앞서 지난 10월 4일 실시된 1차 투표에서는 보우소나루 의원이 47.0%를 득표해 1위를 차지하고 룰라 대통령은 45.2%로 2위에 머물렀으나, 불과 3주 만에 판세를 완전히 뒤집는 저력을 발휘했다.
■ 21세 당선자 영입과 생애 첫 스마트폰 ‘갤럭시 S26’… MZ세대 표심 반전
룰라 캠프가 3주 만에 열세를 뒤집은 일등공신은 청년층을 정조준한 ‘디지털 선거전’이었다. 룰라 선거 캠프는 1차 투표 패배 직후, 인스타그램 팔로워 490만 명을 보유한 21세의 아나 엘리사 하원의원 당선자를 디지털 전략팀에 전격 영입했다. 캠프는 SNS를 기반으로 이른바 ‘룰라의 군대’로 불리는 지지자 온라인 소통망을 구축해 청년 유권자들이 자발적으로 선거 콘텐츠를 확산시키고 거리 유세 및 집회에 참여하도록 조직화했다.
고령의 룰라 대통령 본인도 파격적인 변화를 택했다. 그동안 스마트폰 사용을 극구 거부해 왔던 룰라 대통령은 고집을 꺾고 생애 첫 스마트폰으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6’을 구입해 화제를 모았다. 그는 결선투표 직전인 지난 10월 23일 엑스(X·구 트위터)에 직접 촬영한 동영상을 게시하는 등 SNS를 통해 젊은 지지자들과 실시간으로 소통했다. 이러한 전략은 즉각적인 수치 변화로 이어졌다. 결선투표 직전 여론조사에서 43%에 머물렀던 18~29세 청년층의 룰라 지지율은 실제 결선투표에서 52%로 무려 9%포인트나 급등하며 승부를 결정지었다.
여기에 서민과 청년층의 실생활을 파고든 맞춤형 민생 공약도 주효했다. 룰라 정부와 여권은 결선을 앞둔 지난 10월 16일 상원에서 ‘주 5일 근무제’ 법안을 전격 통과시켰고, 소규모 자영업자에 대한 대대적인 채무 탕감을 추진했다. 또한 대표적인 저소득층 현금지원 정책인 ‘보우사 파밀리아(Bolsa Família)’의 지급액을 15% 인상하고 지급 시기를 앞당겨 총 2,000만 가구에 조기 집행했으며, 전국 도시 대중교통을 주말에 전면 무료화하기 위한 헌법 개정안까지 의회에 제출하며 하층민 표심을 결집시켰다.
반면 패배한 플라비우 보우소나루 의원은 끝내 ‘아버지 리스크’에 발목이 잡혔다. 그의 부친인 자이르 보우소나루 전 대통령은 지난 2022년 대선에서 룰라 대통령에게 패배한 뒤 쿠데타를 모의한 혐의로 징역 27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가택연금 상태에 처해 있다. 아들인 보우소나루 의원이 집권할 경우 부친을 비롯한 쿠데타 연루 세력에 대한 대대적인 사면이 단행될 것이라는 중도층의 거부감이 표심 이탈을 불렀다는 분석이다.
■ 트럼프 ‘돈로주의’와 50% 관세 압박이 부른 반미 역풍… ‘여소야대’ 의회는 험로 예고
국제정치적 관점에서 이번 브라질 대선은 미국의 대(對)중남미 패권 전략에 중대한 타격을 가한 사건으로 평가된다. 1990년대 후반부터 중남미를 휩쓴 온건 좌파 연쇄 집권기(핑크 타이드·Pink Tide) 이후, 2010년대 중반부터는 보수·우파 정권이 잇달아 들어서며 ‘블루 타이드’ 현상이 이어져 왔다. 특히 지난해(2025년) 1월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자신의 이름과 먼로주의(Monroe Doctrine)를 결합한 이른바 ‘돈로주의(Donroe Doctrine)’를 내걸고 아메리카 대륙 전체를 미국의 배타적 영향력 아래 두는 전략을 구사해 왔다. 실제로 트럼프 행정부의 적극적인 정치적 개입 속에 칠레, 페루, 아르헨티나를 포함한 중남미 9개국의 주요 선거에서 친미 우파 세력이 전승을 거둔 바 있다.
그러나 중남미 최대 대국인 브라질에서는 미국의 노골적인 개입이 오히려 역풍을 불렀다.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해(2025년) 8월 브라질산 수입품에 대해 50%의 고율 관세를 부과한 조치가 브라질 국민들의 자존심을 건드리며 강한 반미 정서를 촉발했고, 결과적으로 현직인 룰라 대통령의 지지율을 결집시키는 효과를 낳았다. 아울러 친미 성향인 보우소나루 의원이 당선될 경우 브라질의 핵심 전략 자원인 희토류 접근권을 미국에 넘겨주는 등 국가 주권이 침해당할 것이라는 위기감도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개표 결과 직후 이번 선거를 “수치스러운 대선”이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하며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다만 내년(2027년) 1월 5일 공식 출범하는 룰라 4기 정부의 국정 운영은 순탄치 않을 전망이다. 대선 승리와 별개로, 보우소나루 의원이 소속된 자유당 중심의 우파 정당 연합이 브라질 연방 상원과 하원 모두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고 있기 때문이다. 극심한 ‘여소야대’ 의회 지형 속에서 룰라 대통령이 야권의 입법 봉쇄를 뚫고 어떻게 국정 주도권을 확보할지가 최대 과제로 떠올랐다.
4. [기획·사회·청년·문화] 청년 대외활동 착취 논란, 소방 재정의 민낯, AI 저작권 침해 파장
■ ‘기업의 저비용 외주’로 전락한 대학생 대외활동… 수업 결손에 휴학까지 부르는 과열 경쟁
최근 대학가에서 소셜 미디어 운영이나 AI 기술 활용을 결합한 기업·기관의 대외활동(봉사단, 기자단, 홍보대사, 크리에이터 등)이 필수 취업 스펙으로 자리 잡았으나, 법적 보호와 대학 차원의 지원 사각지대 속에서 청년들의 권리가 심각하게 침해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계적인 스펙 쌓기가 당연시되는 취업 시장의 압박 속에 대학생들이 과도한 업무에 내몰리며 사실상 ‘기업의 무상·저비용 외주 인력’으로 소비되고 있다는 비판이다.
실제 대외활동 참여 대학생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구조적 문제점이 여실히 드러난다. 콘텐츠 기획 진로를 희망해 대외활동에 참여한 한 대학생(사과게임·UIC 25학번)은 주변 친구들의 스펙 경쟁에 따른 조급함으로 활동에 뛰어들었으며, 언론사 취업을 준비 중인 또 다른 대학생(동그라미·정치외교학과 22학번) 역시 교외 활동 이력을 채우기 위해 대외활동에 지원했다가 학업상 불이익을 겪었다. 주최 측이 수료증 발급 요건으로 평일 포럼 현장 필수 참석을 강제하면서 학교에 제출할 회사 명의의 공식 결석계를 발급해 주겠다고 약속했으나, 정작 행사 이후 결석계를 발급해 주지 않아 출석 인정에 차질을 빚은 것이다. 심지어 학생회 활동과 대외활동에서 요구하는 고강도 영상 편집 업무를 학업과 병행할 수 없어 아예 휴학을 선택하고 학업을 중단한 사례(알렉스·국제학과 24학번)까지 나타나고 있어, 청년 노동 및 교육권 보호를 위한 가이드라인 마련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 추미애 경기지사 ‘소방은 재정 빨대’ 설화… 참사로 가려진 소방 재정의 기형적 구조
추미애 경기도지사의 이른바 ‘소방 재정 빨대’ 발언이 일선 소방관 순직 참사와 맞물리며 거센 후폭풍을 낳았다. 추 지사는 앞서 지난 10월 13일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지방 재정 부담을 설명하며 소방 재정을 ‘빨대’에 빗대어 표현했다. 그러나 불과 며칠 뒤 경기도 부천의 한 공장 화재 진압 현장에서 고(故) 김진석 소방위가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하자 추 지사의 과거 발언이 재조명되며 여론의 뭇매를 맞았고, 결국 추 지사는 부적절한 표현이었다며 공식 사과했다.
다만 거친 표현 방식으로 인해 본질이 가려졌을 뿐, 추 지사가 지적하려 했던 대한민국 소방 재정의 구조적 결함 자체는 시급히 수술대에 올라야 할 과제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소방공무원이 국가직으로 전환된 이후에도 인건비와 장비 확충 등 막대한 예산 부담이 여전히 광역지자체 등 지방 재정에 전가되어 있으며, 핵심 재원인 소방안전교부세 등이 담배 소비량(담배에 부과되는 개별소비세)에 과도하게 의존하고 있어 안정적인 재원 확보가 불가능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정교한 정책적 설득 대신 자극적인 비유를 택한 정치인의 언어가 시급한 제도 개선 논의를 오히려 후퇴시켰다는 평가가 나온다.
■ 해적판 도서 700만 권 삼킨 생성형 AI… 앤트로픽 배상 목록에 한강·황석영 저서 21종 포함
글로벌 인공지능(AI) 기업들의 무분별한 데이터 학습과 저작권 침해 문제가 마침내 한국 문학계에도 직접적인 피해로 확인됐다.
앞서 미국의 대표적인 AI 기업인 앤트로픽(Anthropic)은 자사 AI 모델 학습을 위해 온라인 해적판 도서 사이트에서 700만 권 이상의 디지털 도서 복제본을 무단으로 다운로드해 사용한 혐의로 집단소송에 휘말렸으며, 지난 7월 총 15억 달러(한화 약 2조 원) 규모의 배상금을 지급하는 조건으로 소송을 종결한 바 있다.
문제는 해당 불법 학습 데이터에 한국 작가들의 저작물이 다수 포함됐다는 점이다. 지난 10월 17일 한국문학번역원이 앤트로픽 소송 관련 저작권 합의 사이트에 게시된 보상 대상 도서 목록을 전수 파악한 결과, 노벨문학상 수상 작가인 한강을 비롯해 황석영 등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번역 도서 21종이 무단 학습 피해 목록에 등재된 사실이 확인됐다. 언론계와 문화계(부산일보 칼럼 〈[논설위원의 뉴스 요리] AI 학습 자료와 저작권 논란〉 등)에서는 기하급수적으로 팽창하는 AI 산업의 속도에 비해 창작자의 저작권을 보호할 법적·제도적 규제 장치가 턱없이 부족하다며, 정부 차원의 실태 조사와 국제적 저작권 규범 마련을 강하게 촉구하고 있다.
[PART 2. 부동산·보건·글로벌 테크·제약·거시경제 포커스]
5. [부동산·정책] 국토부, 수도권 그린벨트 6곳에 7만 6,700호 신규 택지 발표… ‘서울 제외·경기 집중’의 배경과 한계
국토교통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를 위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6곳을 해제해 총 7만 6,700호 규모의 신규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하겠다는 후보지 명단을 발표했다. 이는 정부가 지난 2024년 8월 주택 신속공급 대책(‘8·13 주택 신속공급방안’ 등 정부 공급 로드맵)을 통해 수도권 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대규모 택지 공급을 예고한 지 2년여 만에 나온 구체적인 입지 발표다.
■ 서울 경계 5km 이내 알짜 입지 선정… 정작 ‘서울시 그린벨트’는 전면 제외
이번 발표의 가장 큰 특징은 6개 신규 택지 후보지 전부가 서울특별시 행정구역이 아닌 경기도 지역으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국토부는 실질적인 서울 주택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6개 후보지 모두를 ‘서울 경계로부터 5km 이내’에 위치한 경기도 인접 지역으로 배치했다. 출퇴근 등 생활권 측면에서 사실상 서울과 다름없는 입지를 선정해 수요자의 선호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반면 당초 시장에서 유력한 해제 후보지로 거론됐던 서울 시내 그린벨트는 이번 명단에서 모두 빠졌다. 서울 내부의 그린벨트는 절대적인 가용 면적이 제한적일 뿐만 아니라, 보존 가치가 높은 산림 위주로 구성돼 있어 환경단체의 반발이 거세고 지자체 및 지역구 정치권의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얽혀 있기 때문이다. 결국 정부는 행정적·정치적 마찰을 최소화하면서도 공급 물량(7만 6,700호)을 극대화할 수 있는 서울 인접 경기도 그린벨트로 방향을 선회한 것으로 풀이된다.
■ 그린벨트 해제의 행정 절차와 시장 파급력
정부가 신규 택지 후보지를 발표했더라도 실제 입주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현행 『개발제한구역의 지정 및 관리에 관한 특별조치법』 및 『공공주택 특별법』에 따르면, 신규 택지 후보지 발표 이후 ▲주민 공람 및 전략환경영향평가 ▲중앙도시계획위원회(중도위) 심의를 통한 그린벨트 해제 ▲공공주택지구 지정 ▲지구계획 승인 및 토지 보상 ▲착공 및 분양까지 통상 최소 5년에서 길게는 8년 이상의 기간이 걸린다.
또한 대규모 그린벨트 해제 과정에서 투기 세력의 유입을 차단하기 위해 후보지 및 인근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즉각 묶고 정밀 자금조달계획서 조사를 병행해야 하며, 광역교통개선대책(철도·간선도로 확충)이 입주 시점과 맞물려 적기에 구축되지 않을 경우 기존 2·3기 신도시와 마찬가지로 심각한 교통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 향후 추진 과정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6. [보건·규제] 담배 465개 제품 유해성분 사상 첫 전면 공개… 전자담배서 ‘1군 발암물질’ 검출 충격
보건복지부와 식품의약품안전처(식약처)가 지난 10월 29일 국내에 유통 중인 담배 465개 제품의 구체적인 유해성분 정보를 사상 처음으로 대중에 공식 공개했다.
■ 니코틴·타르 표기 넘어 유해성분 전체 목록 첫 공개… 전자담배 안전 신화 깨졌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현행 담배사업법 등에 따라 담뱃갑 포장지에 타르와 니코틴 함량 등 지극히 제한된 성분만 표기돼 왔으며, 구체적인 발암·독성 화학물질의 함량과 목록은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담배의 유해성 관리에 관한 법률(담배유해성관리법)』 시행에 따라 담배 제조·수입업자가 제품 내 유해성분 검사를 의무적으로 실시해 식약처에 제출하고 정부가 이를 검증·공개하는 법적 체계가 가동되면서, 465개 제품 전체의 유해성분 목록이 처음으로 베일을 벗었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 가장 큰 파장을 일으킨 대목은 일반 궐련 담배보다 덜 해로울 것이라는 인식이 퍼져 있던 전자담배(액상형·궐련형 포함) 제품에서도 인체 발암성이 명확히 입증된 ‘1군 발암물질’이 검출됐다는 사실이다. 국제암연구소(IARC)가 분류하는 1군 발암물질에는 포름알데히드, 아세트알데히드, 담배특이니트로사민(TSNAs), 벤젠, 1,3-부타디엔 등이 포함되며, 전자담배의 가열 및 기화 과정에서도 이러한 치명적 유해 물질이 배출된다는 점이 정부 공식 데이터로 확인된 것이다.
■ 멘톨·과일향 등 ‘가향물질 규제’ 본격 검토… 담배 시장 지각변동 예고
유해성분 공개와 맞물려 보건복지부는 청소년과 비흡연자의 흡연 진입 장벽을 낮추고 소비자를 유인하는 멘톨(박하향)·과일향 등 가향물질(첨가물)에 대한 규제도 본격 검토하고 있다.
세계보건기구(WHO) 담배규제기본협약(FCTC) 제9조(담배 제품의 성분 규제) 및 제10조(담배 제품 정보 공개 규제) 가이드라인은 담배의 유해성분을 투명하게 공개하는 것과 더불어, 담배의 독한 맛을 가려 흡연을 유도하는 가향물질 사용을 금지하거나 제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현재 유럽연합(EU), 캐나다, 미국 일부 주 등 주요 선진국에서는 이미 멘톨 및 가향 담배 판매를 금지하는 추세다. 국내 전자담배 시장의 상당 부분이 과일향·멘톨 등 가향 제품에 의존하고 있는 만큼, 복지부의 첨가물 규제가 실제 입법 및 시행으로 이어질 경우 국내 유통 전자담배 제품의 향 종류 축소와 성분 배합 전면 재구성 등 업계 전반의 지각변동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7. [글로벌 증시·빅테크] 구글 모회사 알파벳 주가 하루 12% 폭락… 시총 670조 원 증발이 던진 ‘AI 수익성’ 경고장
지난 10월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증시에서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Alphabet)의 주가가 하루 만에 12% 넘게 폭락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다.
■ 2004년 상장 이래 최대 낙폭… 하루 새 증발한 시총만 5,000억 달러(약 670조 원)
이날 알파벳의 주가 하락률(12% 초과)은 구글이 지난 2004년 나스닥 시장에 상장(IPO)한 이후 22년 만에 기록한 역대 최대 일일 하락률이다. 단 하루 동안 증발한 알파벳의 시가총액은 무려 약 5,000억 달러(한화 약 670조 원)에 달했다. 이는 미국 증시 역사상 단일 기업의 하루 시가총액 감소액 기준으로 역대 두 번째에 해당하는 천문학적인 규모다. 670조 원이라는 금액은 국내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전체 시가총액의 약 4분의 1에서 3분의 1에 육박하며, 국내 시총 1위 기업인 삼성전자 한 개 기업 전체의 시가총액을 웃돌거나 맞먹는 가치가 단 하루 만에 공중분해 된 셈이다.
■ ‘AI 과잉 투자론’의 재점화와 국내 반도체 밸류체인 파장
알파벳 주가를 끌어내린 핵심 원인은 ‘인공지능(AI) 투자의 수익성(ROIC·투하자본수익률)에 대한 시장의 근본적인 의구심’이다. 알파벳을 비롯한 글로벌 빅테크(하이퍼스케일러) 기업들은 AI 주도권을 잡기 위해 매년 수백억 달러에 달하는 막대한 자본적지출(CapEx)을 AI 데이터센터 구축과 고성능 AI 가속기(GPU·TPU) 확보에 쏟아붓고 있다.
그러나 천문학적인 인프라 투자 비용과 그에 따른 감가상각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반면, 정작 클라우드 및 AI 검색·소프트웨어 서비스를 통해 거둬들이는 실질적인 매출 성장세와 수익 회수 속도가 시장의 높은 기대치를 따라잡지 못한다는 우려가 폭발한 것이다. 더욱이 핵심 캐시카우인 검색 광고 시장에서 생성형 AI 검색 엔진들과의 경쟁 심화로 독점적 지위가 흔들릴 수 있다는 불안감도 투매를 부추겼다.
이러한 빅테크의 ‘AI 투자 대비 수익성 회의론’은 미국 증시를 넘어 한국 증시(코스피)에도 직접적인 하방 압력으로 작용한다. 알파벳 등 빅테크 기업들이 수익성 악화를 이유로 향후 AI 데이터센터 설비투자(CapEx) 규모를 축소하거나 속도 조절에 나설 경우,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 SSD 등을 공급하는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투톱의 실적 전망치에도 연쇄적인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8. [제약·바이오] 한미약품 개발 국산 1호 비만치료제 ‘에페’ 처방 개시… ‘마운자로 반값’으로 삼자 구도 정조준
지난 10월 29일부터 한미약품이 독자 개발한 국산 첫 GLP-1(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계열 비만치료제 ‘에페(성분명 에페글레나타이드·Efpeglenatide)’가 국내 일부 의료기관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처방에 돌입했다.
■ 초기 4주 공급가 12만 9,800원… 수입 신약 대비 절반 가격으로 승부수
‘에페’의 최대 무기는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이다. 한미약품이 책정한 에페의 처방 초기(시작 용량) 4주 기준 의료기관 공급가는 약 12만 9,800원으로, 기존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글로벌 빅파마 일라이릴리의 비만치료제 ‘마운자로(성분명 터제파타이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현재 국내에서 비만치료제는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비급여 의약품으로 분류돼, 노보노디스크의 ‘위고비(성분명 세마글루타이드)’나 일라이릴리의 ‘마운자로’를 처방받는 환자들은 약국 및 병원 마진을 포함해 한 달(4주)에 최소 30만 원에서 많게는 50만~70만 원에 달하는 약값을 전액 본인이 부담해야 했다. 이 같은 고가 장벽 속에서 초기 4주 공급가를 12만 원대 후반으로 낮춘 에페의 등장은 비만 치료의 대중화를 이끌고 기존 고가 수입 비만약 시장 전반에 강력한 가격 인하 압력을 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 ‘랩스커버리’ 기술력과 한국인 맞춤형 임상… 위고비·마운자로와 3파전
‘에페’의 주성분인 에페글레나타이드는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고 뇌의 식욕 중추를 자극해 포만감을 높이며 위 배출 속도를 늦추는 GLP-1 수용체 작용제다. 여기에 한미약품의 독자적인 약물 지속형 바이오 플랫폼 기술인 ‘랩스커버리(LAPSCOVERY)’가 적용돼 체내 반감기를 획기적으로 늘림으로써 주 1회 투여만으로 약효가 지속되도록 설계됐다.
특히 한미약품은 전주기 비만 신약 프로젝트인 ‘H.O.P(Hanmi Obesity Pipeline)’의 첫 주자로 에페를 개발하면서, 서구권 고도비만 환자(BMI 30kg/㎡ 이상) 기준으로 설계된 수입 약물들과 달리 한국인의 체형과 비만 기준(BMI 25kg/㎡ 이상)에 최적화된 국내 임상 3상 데이터를 확보했다. 또한 국내 자체 생산 시설(평택 바이오플랜트 등)을 통해 공급되므로 수입 비만약들이 고질적으로 겪어온 글로벌 품귀 현상 및 공급망 차질에서 자유롭다는 점도 강점이다. 한미약품은 가격 경쟁력과 안정적 공급망을 앞세워 국내 비만약 시장을 ‘위고비·마운자로·에페’의 삼자 구도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9. [거시경제·사회] 소득 계층 올라간 국민 16.9% ‘역대 최저’… 4년 연속 꺾인 대한민국 ‘계층 이동 사다리’
국가데이터처(구 통계청)가 지난 10월 29일 발표한 ‘2024년 소득이동통계 결과’에 따르면, 한 해 동안 소득이 늘어나 더 높은 소득 계층으로 올라간 국민(상향 이동자)의 비율이 16.9%에 그치며 관련 통계가 작성되기 시작한 2017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 10명 중 2명도 못 올라간다… 4년 연속 하락에 청년층 상향 이동마저 위축
소득이동통계는 국가데이터처가 국세청 과세자료 등 행정데이터를 활용해 매년 발표하는 종단면 추적 통계다. 근로소득 및 사업소득이 있는 전체 인구(약 1,100만 명 규모)를 소득 순서대로 줄 세워 5등분 한 소득 5분위(1분위 하위 20% ~ 5분위 상위 20%)를 기준으로, 전년도 대비 소득 분위가 상승(상향 이동), 하락(하향 이동), 혹은 동일 구간 유지(유지)됐는지를 정밀 추적한다.
이번 조사 결과 상향 이동 비율은 16.9%로 떨어져 국민 10명 중 2명조차 한 해 동안 계층 상승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수치는 4년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어 일시적 경기 변동을 넘어 한국 사회의 계층 고착화가 구조적으로 심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더욱 심각한 대목은 사회 진입기이자 소득 증가 속도가 가장 빨라야 할 청년층(15~39세)의 소득 상향 이동 비율까지 동반 하락했다는 점이다. “개인이 열심히 노력하면 계층을 바꿀 수 있다”는 사회적 신뢰와 기대가 통계 수치로 무너지고 있는 셈이다.
■ 소득 이동성 저하의 구조적 원인과 ‘하위 계층 고착화’ 메커니즘
소득 상향 이동률이 16.9%로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는 것은, 반대로 계층 유지율(전년과 동일한 소득분위에 머무른 비율)이 65~70% 이상으로 공고해지고 하향 이동 위험은 상존한다는 뜻이다.
전문가들은 이처럼 계층 이동 사다리가 멈춰 선 핵심 원인으로 ▲대기업·정규직(1차 노동시장)과 중소기업·비정규직·플랫폼 노동자(2차 노동시장) 간의 노동시장 이중구조 심화 ▲고물가·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자영업·소상공인 사업소득 부진 ▲산업 양극화로 인한 업종별 임금 격차 확대를 꼽는다. 특히 청년층이 첫 일자리를 비정규직이나 저임금 중소기업에서 시작할 경우 대기업이나 고소득 일자리로 이직할 확률이 극히 낮아, 초기 소득 격차가 생애 전반의 계층 고착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발생하고 있다. 하위 20%인 1분위 계층이 빈곤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저소득 고착화’를 타개하기 위한 직업훈련 개편 및 노동시장 이동성 제고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PART 3. 주간 정국·외교·경제·사회 핵심 단신 10선]
1. 승자 없는 이스라엘 총선… 아랍계·초정통파 이탈 속 네타냐후 정권 교체 위기
이스라엘 총선 결과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여권 연합이 53석, 가디 아이젠코트가 이끄는 야권 연합이 48석을 각각 확보하는 데 그치며 양 진영 모두 크네세트(의회) 과반 의석인 61석 확보에 실패했다. 차기 정부 구성을 위한 연립정부 협상이 본격화된 가운데 네타냐후 총리의 입지는 크게 흔들리고 있다. 야권 연합이 아랍계 정당들과 연대할 경우 과반을 훌쩍 넘긴 67석을 확보해 즉각적인 정권 교체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더욱이 그동안 네타냐후 총리의 핵심 우군이었던 초정통파 유대교 정당 일부마저 야권 지지 가능성을 검토하고 나서면서 네타냐후의 재집권 가도에 적신호가 켜졌다.
2. 이재명 대통령, 농업계 반발에 ‘CPTPP 연내 가입 신청 보류’ 재확인
이재명 대통령은 국내 농업계의 거센 반발을 고려해 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CPTPP)의 연내 가입 신청을 보류하겠다는 기존 정부 방침을 재확인했다. 다만 이 대통령은 당장 가입이 성사되기 어렵고 임기 내 최종 타결 가능성이 낮더라도, 장기적인 국가 이익을 위해 가입 추진 자체는 필요하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정치적 비판을 감수하더라도 향후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도록 사전 준비 작업을 지속해야 한다는 취지다.
3. 브런슨 “한국은 DMZ 이남부터”·강신철 “미군 믿을 수 있나”… 한미 안보라인 파열음
한미 군 수뇌부의 잇단 설화로 양국 동맹 관계에 파열음이 불거지고 있다. 지난 10월 14일 브런슨 주한미군사령관(한미연합사령관·유엔군사령관 겸직)이 “대한민국은 비무장지대(DMZ) 이남에서 시작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내놓으면서 대한민국 헌법상 영토주권 문제 및 유엔사의 DMZ 관할권을 둘러싼 거센 논란이 일었다. 국내 정치권의 비판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10월 27일에는 강신철 국방부 장관이 한미 연합방위태세와 관련해 “미군을 믿을 수 있나”라는 취지의 발언을 해 파문이 확산됐다. 양국 핵심 안보 책임자들의 발언이 맞물리며 한미 간 근본적인 신뢰 문제로까지 비화하는 모양새다.
4. 경찰, 한동훈 무소속 의원 딸 ‘허위 스펙 수사 무마 의혹’ 고발인 조사… 재수사 착수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법무부 장관 재임 시절 본인의 딸과 관련된 ‘허위 스펙 의혹’ 수사에 부당하게 개입해 무마했다는 의혹이 재점화됐다. 한 시민단체는 과거 경찰 수사에서 혐의없음으로 종결됐던 해당 사건의 수사 과정에 외압이 있었고 해외 증거 확보 절차에도 문제가 있었다며 한 의원을 고발했다. 한 의원 측은 “이미 두 차례의 수사심의위원회를 거쳐 무혐의로 최종 결론이 난 사안”이라고 강하게 반박했으나, 경찰은 지난 10월 27일 고발인 조사를 진행하며 공식 재수사에 착수했다.
5. 내년 1월 시행 ‘가상자산 과세’ 또 미뤄지나… 여당, 11월 초 ‘4차 유예’ 결단 가닥
내년(2027년) 1월 시행을 앞둔 가상자산(코인) 투자 소득 과세가 또다시 유예될 가능성이 유력해졌다. 최근 당정협의와 가상자산 유관 업계 간담회를 마친 여당은 이르면 11월 초 과세 유예 여부를 최종 확정할 방침이다. 해외 거래소 내역 파악 등 과세 인프라가 여전히 미비해 조세 형평성 논란이 해소되지 않은 데다, 핵심 유권자층인 2030 세대의 거센 조세 저항이 맞물리면서 당정 내부에서는 통산 네 번째 유예 조치가 불가피하다는 쪽으로 무게가 실리고 있다.
6. 2026 미국 중간선거 ‘블루웨이브’ 쇼크와 국내 증시(코스피·코스닥) 급락
2026년 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20년 만에 압승을 거두는 이른바 ‘블루웨이브(Blue Wave)’가 현실화하면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정 동력이 중대한 기로에 섰다. 미국 정치 지형 급변과 통상·산업 정책 불확실성 확대 쇼크로 국내 코스피·코스닥 지수가 급락했으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대형 반도체 수출주의 주가 향방에 시장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7. 세브란스 병원 진료실 흉기 난동으로 정신과 교수 중상… ‘임세원법’의 한계 노출
세브란스 병원 진료실에서 발생한 흉기 난동 사건으로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중상을 입는 참극이 빚어졌다. 지난 2018년 고(故) 임세원 교수 피습 사망 사건 이후 의료기관 내 보안 인력 배치와 비상벨 설치, 대피 공간 마련 등을 의무화한 이른바 ‘임세원법(의료법 개정안)’이 시행됐으나, 여전히 진료실 내부의 즉각적인 물리적 방어와 사전 위험 환자 스크리닝에는 심각한 사각지대가 존재한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8.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 폐막… 흥행 참패와 사후 행사장 활용 방안 논란
‘2026 여수세계섬박람회’가 공식 폐막했으나, 행사 기간 내내 이어진 운영 미숙 논란과 저조한 관람객 수로 인해 흥행에 실패했다는 냉정한 평가를 받고 있다. 막대한 혈세가 투입된 박람회 행사장 부지와 잔여 시설물을 향후 어떻게 활용하고 유지보수 비용을 감당할 것인지를 두고 지자체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9. ‘쓰레기 종량제 실명제’ 도입을 둘러싼 사생활 침해 대 책임 강화 찬반 격돌
쓰레기 배출 시 종량제 봉투에 배출자의 이름이나 고유 식별 정보를 표기하도록 하는 ‘쓰레기 종량제 실명제’가 뜨거운 사회적 논쟁거리로 부상했다. 불법 투기 근절과 배출 책임감을 높이기 위해 도입해야 한다는 찬성론과, 쓰레기 내용물을 통한 사생활 노출 및 심각한 개인정보 침해 우려를 제기하는 반대론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10. 은퇴 사역견 ‘견생 2막’ 국가 책임제 추진
경찰견, 군견, 소방 구조견, 마약 탐지견 등 국가를 위해 헌신하다 은퇴한 봉사견·사역견들의 노후 복지(민간 입양 지원, 의료비 및 사료비 지원 등)를 국가가 체계적으로 책임지는 제도적 지원 방안이 본격화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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